시사

텍사스에서 번지는 홍역, 그리고 백신 반대 운동의 확산

트이사 2025. 2. 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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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텍사스 서부의 유전 도시들에서 홍역(measles)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최소 58명이 감염되었으며, 이 중 13명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이는 지난 30년간 텍사스에서 발생한 가장 큰 홍역 확산이며, 보건 당국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백 건의 추가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발병의 중심지인 **게인스 카운티(Gaines County)**는 백신 접종 거부율이 높은 지역이다. 2023년 기준, 이곳의 학령기 아동 중 18%가 종교적 또는 철학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했으며, 이는 10년 전(7%)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텍사스 주 의회에서는 이 공중보건 위기를 해결하는 대신, 오히려 백신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텍사스 백신 선택 운동(Texans for Vaccine Choice, TFVC)"**으로, 이들은 백신 접종의 의무화를 반대하며 **"개인의 의료적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백신 반대 법안과 정치적 움직임

📌 백신 접종 의무화 완화 법안
현재 텍사스 주 의회에는 백신 관련 법안이 45개 제출된 상태이며, 이 중 37개가 백신 반대 법안이다. 특히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두 가지 법안이 있다.

  1. 부모가 학교 백신 접종 의무에서 쉽게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
  2. 백신 접종 필수 여부를 보건 당국이 아닌 정치인이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

이런 움직임은 **미국 연방 보건장관으로 임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의 백신 회의론적 입장과 맞물려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텍사스 공화당 하원의원 **칩 로이(Chip Roy)**는 "2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면 미친 짓이라 여겼을 것"이라며, 백신 반대 운동이 주류 정치권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신 반대 운동의 확산과 그 위험성

📉 집단 면역(Herd Immunity) 붕괴 우려
홍역을 비롯한 8가지 주요 감염병의 집단 면역을 유지하려면 최소 95%의 인구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5세 아동의 백신 접종률이 93% 이하로 떨어졌고, 텍사스는 현재 94% 수준이다.

🚨 백신 접종률 하락의 문제점

  • 2013년~2023년 사이, 미국 29개 주에서 유치원생의 홍역 예방접종률 감소
  • 백신 반대자들이 특정 지역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지역에서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될 위험 증가

👕 백신 반대 운동의 대중화

  • 2월 18일, TFVC 활동가들은 "Come and Make Me"(와서 강제로 맞혀봐)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텍사스 주 의사당에서 로비 활동
  • 소셜미디어를 통해 백신 반대 정보가 급속도로 확산

코로나19 이후 더 강해진 백신 반대 정서

📢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영향
TFVC 대표인 **레베카 하디(Rebecca Hardy)**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백신 반대 운동은 조용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온라인을 통해 백신 관련 정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백신 회의론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 정치권과 결합된 백신 반대 운동

  • TFVC는 공화당 정치인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법안 추진에 영향력 행사
  • 유력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백신 반대 세력이 공공 정책 결정에 개입

📊 미국이 백신 회의론 확산의 중심지로 변모

  • 10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가 세계에서 백신을 가장 불신하는 국가로 꼽혔음
  • 현재는 전 세계 백신 반대 디지털 콘텐츠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생산됨

백신 불신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 백신 반대 운동의 심리적 배경
백신 회의론 연구자인 하이디 라슨(Heidi Larson) 박사는 백신 반대 운동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10년 전에는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백신 반대 부모들이 가진 불안과 공포를 의료계가 더 진지하게 경청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 개인의 경험과 트라우마가 백신 반대로 이어지는 경우

  • TFVC의 아웃리치 디렉터 **캐리 빅퍼드(Carrie Bigford)**의 친구 크리스틴(Kristin)의 사례
  • 크리스틴의 아기가 예방접종을 맞은 후 갑자기 사망 → 병원은 백신과 무관하다고 판정
  • 하지만 크리스틴은 백신이 원인이라고 확신했고, 아기 생일 다음 날 극단적 선택
  • 이후 캐리 빅퍼드는 **"의료 자유(medical freedom)"**를 외치며 백신 반대 운동에 투신

이처럼, 단순한 과학적 근거만으로 백신 반대 운동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백신 반대자들의 감정과 경험을 존중하면서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결론: 백신 반대 운동이 불러올 위험

✔ 텍사스에서 30년 만에 가장 큰 홍역 확산이 발생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백신 의무화를 완화하는 법안을 논의 중
백신 반대 운동이 정치적·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집단 면역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 증가
소셜미디어와 정치적 요인이 결합되면서 백신 불신이 빠르게 확산
백신 반대를 단순한 "비과학적 주장"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불안과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접근법 필요

홍역과 같은 질병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공중보건의 후퇴를 의미한다. 백신 정책이 개인의 선택으로만 치부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한다. 텍사스의 사례는 백신 회의론이 공중보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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