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텍사스 서부의 유전 도시들에서 홍역(measles)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최소 58명이 감염되었으며, 이 중 13명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이는 지난 30년간 텍사스에서 발생한 가장 큰 홍역 확산이며, 보건 당국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백 건의 추가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발병의 중심지인 **게인스 카운티(Gaines County)**는 백신 접종 거부율이 높은 지역이다. 2023년 기준, 이곳의 학령기 아동 중 18%가 종교적 또는 철학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했으며, 이는 10년 전(7%)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텍사스 주 의회에서는 이 공중보건 위기를 해결하는 대신, 오히려 백신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텍사스 백신 선택 운동(Texans for Vaccine Choice, TFVC)"**으로, 이들은 백신 접종의 의무화를 반대하며 **"개인의 의료적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백신 반대 법안과 정치적 움직임
📌 백신 접종 의무화 완화 법안
현재 텍사스 주 의회에는 백신 관련 법안이 45개 제출된 상태이며, 이 중 37개가 백신 반대 법안이다. 특히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두 가지 법안이 있다.
- 부모가 학교 백신 접종 의무에서 쉽게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
- 백신 접종 필수 여부를 보건 당국이 아닌 정치인이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
이런 움직임은 **미국 연방 보건장관으로 임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의 백신 회의론적 입장과 맞물려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텍사스 공화당 하원의원 **칩 로이(Chip Roy)**는 "2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면 미친 짓이라 여겼을 것"이라며, 백신 반대 운동이 주류 정치권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신 반대 운동의 확산과 그 위험성
📉 집단 면역(Herd Immunity) 붕괴 우려
홍역을 비롯한 8가지 주요 감염병의 집단 면역을 유지하려면 최소 95%의 인구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5세 아동의 백신 접종률이 93% 이하로 떨어졌고, 텍사스는 현재 94% 수준이다.
🚨 백신 접종률 하락의 문제점
- 2013년~2023년 사이, 미국 29개 주에서 유치원생의 홍역 예방접종률 감소
- 백신 반대자들이 특정 지역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지역에서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될 위험 증가
👕 백신 반대 운동의 대중화
- 2월 18일, TFVC 활동가들은 "Come and Make Me"(와서 강제로 맞혀봐)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텍사스 주 의사당에서 로비 활동
- 소셜미디어를 통해 백신 반대 정보가 급속도로 확산
코로나19 이후 더 강해진 백신 반대 정서
📢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영향
TFVC 대표인 **레베카 하디(Rebecca Hardy)**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백신 반대 운동은 조용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온라인을 통해 백신 관련 정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백신 회의론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 정치권과 결합된 백신 반대 운동
- TFVC는 공화당 정치인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법안 추진에 영향력 행사
- 유력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백신 반대 세력이 공공 정책 결정에 개입
📊 미국이 백신 회의론 확산의 중심지로 변모
- 10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가 세계에서 백신을 가장 불신하는 국가로 꼽혔음
- 현재는 전 세계 백신 반대 디지털 콘텐츠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생산됨
백신 불신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 백신 반대 운동의 심리적 배경
백신 회의론 연구자인 하이디 라슨(Heidi Larson) 박사는 백신 반대 운동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10년 전에는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백신 반대 부모들이 가진 불안과 공포를 의료계가 더 진지하게 경청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 개인의 경험과 트라우마가 백신 반대로 이어지는 경우
- TFVC의 아웃리치 디렉터 **캐리 빅퍼드(Carrie Bigford)**의 친구 크리스틴(Kristin)의 사례
- 크리스틴의 아기가 예방접종을 맞은 후 갑자기 사망 → 병원은 백신과 무관하다고 판정
- 하지만 크리스틴은 백신이 원인이라고 확신했고, 아기 생일 다음 날 극단적 선택
- 이후 캐리 빅퍼드는 **"의료 자유(medical freedom)"**를 외치며 백신 반대 운동에 투신
이처럼, 단순한 과학적 근거만으로 백신 반대 운동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백신 반대자들의 감정과 경험을 존중하면서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결론: 백신 반대 운동이 불러올 위험
✔ 텍사스에서 30년 만에 가장 큰 홍역 확산이 발생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백신 의무화를 완화하는 법안을 논의 중
✔ 백신 반대 운동이 정치적·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집단 면역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 증가
✔ 소셜미디어와 정치적 요인이 결합되면서 백신 불신이 빠르게 확산
✔ 백신 반대를 단순한 "비과학적 주장"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불안과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접근법 필요
홍역과 같은 질병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공중보건의 후퇴를 의미한다. 백신 정책이 개인의 선택으로만 치부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한다. 텍사스의 사례는 백신 회의론이 공중보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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