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의 철군: 10년 만의 대변화
한때 프랑스 대사관이 자리 잡았던 **말리(Mali) 수도 바마코(Bamako)**는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반(反)테러 작전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곳은 과거의 유물처럼 보입니다.
프랑스는 2013년 말리 정부의 요청으로 **바르카네 작전(Operation Barkhane)**을 시작하며 사헬(Sahel) 지역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과 전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바르카네 작전이 종결되면서 프랑스는 서아프리카에서 급속히 군사적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2024년이 끝날 무렵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프랑스의 유일한 군사 기지는 지부티(Djibouti)**에만 남게 됩니다. 과거 프랑스가 식민지 이후에도 아프리카에 지속적으로 군대를 주둔시켰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2. 프랑스 철군의 원인: 군사 쿠데타와 반(反)프랑스 정서
프랑스의 철군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이유는 최근 사헬 지역에서 발생한 군사 쿠데타와 프랑스에 대한 반감 증가 때문입니다.
🔹 2020년 말리 쿠데타 → 새로운 군부가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Wagner Group)**과 협력하면서 프랑스와 관계 악화
🔹 2022년 프랑스, 말리에서 철군 → 이후 니제르(Niger),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 차드(Chad),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 세네갈(Senegal) 등이 차례로 프랑스 군 철수를 요구
🔹 2023년 말리·부르키나파소·니제르 "사헬 동맹국 연합(AES)" 결성 → 프랑스와 서아프리카 경제 공동체(ECOWAS)에 대한 반발
프랑스는 철군을 질서 있게 진행하려 했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사헬에서 테러와 싸운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배은망덕하다"고 발언하며 지역 내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3. 프랑스 철군 이후: 사헬 지역의 불안정 심화
사헬 지역은 이미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분리주의 세력, 군사 쿠데타 등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철군 이후, 지역 내 안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 말리(Mali)
- 2023년 말리 군과 바그너 그룹이 북부 키달(Kidal) 점령 → 그러나 알카에다 연계 무장조직(JNIM)의 테러 증가
- 2024년 바마코 공항 및 경찰학교 테러 발생
🔹 니제르(Niger)
- 2024년 니아메(Niamey) 외곽 군 검문소 공격
🔹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
- 국가군이 국토의 1/3만 통제할 정도로 치안 악화
프랑스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이 철수한 이후, 지역 내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 사헬 민간인 사망자 수 (출처: ACLED)
- 2023년 하반기: 2,520명
- 2024년 상반기: 3,064명
유엔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말리 군과 바그너 용병이 500명 이상의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4. 지역 내 대안: 러시아의 개입과 새로운 군사 전략
프랑스 철군 이후, 사헬 지역의 군부 정권들은 러시아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 러시아 바그너 그룹 개입
-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군사 정권과 협력 강화
- 프랑스 대신 러시아산 무기 및 드론(터키산 바이락타르 포함) 사용
그러나 러시아 용병과 군부의 무차별적 공세가 테러를 막는 데 실패하고 있으며, 민간인 피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니제르 군사 정권은 최근 이슬람 무장세력과 협상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는 무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5. 프랑스의 새로운 전략: '비군사적 협력'으로 전환
프랑스는 2025년부터 아프리카에서 기존 군사 개입을 최소화하고, 필요할 경우 협력국 요청에 따라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 지부티(Djibouti): 유일한 프랑스 상주 군사 기지 유지
🔹 코트디부아르(Abidjan) & 가봉(Libreville): 프랑스군이 주둔하지만, 해당 국가들이 관리하는 방식으로 변경
🔹 아프리카 내 군사 훈련 지원은 계속 (그러나 직접 전투 개입은 없음)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이를 **"프랑스-아프리카 관계의 정상화"**라고 설명하며, 군사 개입 대신 현대적인 국방 협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론: 사헬의 미래는 불확실
프랑스 철군 이후 사헬 지역의 안보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군부 정권과 러시아 용병이 테러리스트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고 있으며, 민간인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 군사 정권은 반프랑스 정서를 이용해 정당성을 유지하려 하지만, 실제 치안 회복에는 실패
🔹 니제르 등 일부 국가는 다시 협상 전략을 모색하며 변화 가능성 시사
🔹 프랑스는 사헬 지역에서 직접 개입을 줄이고, 국방 협력 중심으로 정책 변경
결국 사헬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은 무력보다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군사 정권과 러시아 용병이 계속해서 강경 대응을 펼칠 가능성이 크며, 민간인의 희생은 더욱 증가할 위험이 있습니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이클링과 일산화탄소 도핑 논란: 새로운 금지약물이 될까? (0) | 2025.02.04 |
---|---|
시리아의 새 대통령, 아흐메드 알샤라: ‘민주주의로의 길’인가, 또 다른 독재인가? (0) | 2025.02.04 |
미국의 DEI 정책 후퇴: 다양성과 포용의 시대는 끝났을까? (0) | 2025.02.03 |
캄보디아와 중국이 멀어지는 이유는? (1) | 2025.02.01 |
1970년대의 향기가 나는 트럼프 행정부 2기 (1) | 2025.02.01 |